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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vs 제안

제한 VS 제안: 마음의 문을 여는 말, 닫는 말두 마디 말이 만드는 전혀 다른 세상"안 돼!""어떨까?" 현재 저에게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위 2가지 중,저는 어떤 언어를 더 많이 쓰고 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안 돼"라는 말을 훨씬 자주 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에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러실 거라 생각해요. "게임 그만해!", "늦게까지 폰 보지 마!" 어제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아들에게 여전히 저런 말을 하고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제한한다고 말을 들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더 반발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 두 언어의 차이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토요일 아침에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제한(制限)이라는 한자를..

경계(境界) vs 경계(警戒)

두 경계(境界 vs 警戒) 사이에서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지하철역에서 줄을 섰습니다. 노란 선 뒤에 한 줄로 서서 전동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노란 선 뒤에 서 있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노란 선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평소라면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을 시간에,오늘은 그 노란 페인트 위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전동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도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지하철이 멈추자 방금까지 그토록 신경 쓰였던 노란 선을,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넘나들고 있었습니다. '아, 그렇구나.'같은 선인데, 상황이 바뀌니 의미도 완전히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까는 '지켜야 할 경계선'이었는데, 지금은 '넘어도 되는 그냥 선'이 되어..

타는 곳 vs 타는 곳

26년 만에 다르게 보인 두 글자8월 20일, 오전 7시 35분.신분당선 승강장은 어김없이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개찰구를 지나치며 스쳐 본 '타는 곳'이라는 안내판. 신입사원이었던 스물일곱부터 지금까지,26년이라는 세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보아온 두 글자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왜 그랬을까요?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발걸음이 잠시 멈춰졌습니다. '타는 곳.' 그리고 그 순간,마음속 깊은 곳에서 또 다른 '타는 곳'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내 가슴 한편에서 지금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그곳 말입니다. 스물일곱 신입사원 시절,모든 것이 처음이라 설레고 두려웠던 마음. 서른이 되어서는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보며 밤잠을 설쳤던 열정. 마흔을 넘어서며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일까' 고민했던 갈등..

소음 vs 무음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의 의미지난 일요일 저녁, 모처럼 카페에서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평소보다 유난히 주변 소리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내는 '칙칙'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의자 끄는 소리,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바로 옆자리에서 이어지는 전화 통화까지. 소리 하나하나가 집중을 방해하는 것만 같았죠.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집중하고 싶은데 주변의 자잘한 소리들이 거슬려서 정작 중요한 일은 더 손에 잡히지 않는 순간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종종 "조용한 곳에서 해야겠다" 하고 도서관이나 스터디 카페로 발길을 옮깁니다. 그런데 또 이상하게, 너무 고요하면 오히려 답답하고 어색해져요. 사람 마음이 참 묘한 것 같아요.시끄러우면 고요..

방향 vs 방황

방향과 방황 사이에서 '방향'과 '방황'. 이 두 단어를 보면 묘한 기분이 들어요. 요즘 제 마음이 정확히 이 두 단어 사이 어디엔가 머물러 있는 것 같거든요. 때로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싶어서 불안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 헤매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방-향: 어디론가 향해 가는 것.방-황: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것. 한 글자 차이에 담긴 이 거대한 간극. 그런데 정말 이 둘은 반대편에 서 있는 걸까요?더 중요한 건, 우리는 언제부터 '방향이 있는 것'을 바람직한 것으로, '방황하는 것'을 부족한 것으로 여기게 된 것일까요? 어릴 때부터 길들여진 생각들돌이켜보면, 이런 생각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장래희망이 뭐야?""10년 후에 뭐 ..

Light vs Night

Light와 Night가 가르쳐준 이야기며칠 전이었어요. 잠자리에 들기 전 유투브 영상을 보았는데, 어떤 영상 하나가 저의 손을 멈추게 했습니다. 배우 박보영님이 청룡 시리즈 어워즈에서 주연상을 받으며 이야기한 수상 소감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너무 어둡고 긴 밤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지치지 말고 끝까지 잘 버티셔서 아침을 맞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 한마디가 가슴 깊숙이 와닿더라고요.혹시나 해서 댓글들을 읽어봤는데, 저만 그런 게 아니었나 봅니다. "이 영상을 벌써 몇십 번째 보고 있어요. 정말 버텨야겠어요. 꼭 아침을 볼 수 있을 거라 믿어요.""하루 종일 이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제 마음을 정확히 표현해주신 것 같아서 눈물이 났어요." 그때 문득 떠오른 단어가..

끊기 VS 끈기

존버와 손절의 인생학'끊기'와 '끈기'. 이 두 단어를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끊-기, 끈-기. 그런데 자세히 보면 참 신기해요. '끊기'라는 단어 안에 '끈기'가 그대로 들어있어요. 마치 끊음 속에 지속이 숨어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한 글자의 차이지만 의미는 정반대인 듯 보이지만, 어쩌면 이 둘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사이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갈등처럼, 하나는 "그만 포기해, 이제 충분해"라고 속삭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만 더 버텨봐, 곧 좋아질 거야"라고 다독입니다. 새벽 3시,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빨간 숫자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투자자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매도 버튼 위에서 손가락이 떨리는 그 순간, 마음속에서는 '존버'와 '손절'이라는 두 목소리가 격렬하..

내탓 vs 네탓

내탓과 네탓 사이: 책임과 용서가 만나는 지점​'내탓'과 '네탓'. 이 두 단어를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내-탓, 네-탓. 글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참 비슷하지 않나요? 마치 우리 마음 속에 공존하는 쌍둥이 같아요. 하나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으려 하고, 다른 하나는 원인을 바깥으로 돌리려 합니다.​어릴 때 형제와 싸우고 나면, 어머니 앞에서 벌어지는 그 익숙한 광경이 있었습니다. 둘 다 울음섞인 목소리로 "엄마, 형이 먼저 때렸어요!" "아니에요, 얘가 먼저 제 장난감 뺏어갔어요!" 하며 서로 상대방 탓을 하느라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죠. 어머니는 피곤한 표정으로 두 손을 들어 올리시며 "아이고, 너희 둘이 싸우면 엄마가 제일 힘들어"라고 한숨을 내쉬곤 했어요.​그런데 가끔은 마음이 아픈 정반..

카테고리 없음 2025.08.04

공감 vs 교감

공감과 교감 사이: 마음이 닿는 두 가지 방법​친구가 울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어떤 사람은 조용히 옆에 앉아서 그 친구의 눈물을 함께 바라봅니다. 친구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죠. 그리고 어떤 사람은 조용히 옆에 앉아서 "힘들겠다... 혹시 이야기하고 싶으면 들어줄게"라고 부드럽게 말을 건넵니다. 친구의 마음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마음도 열어 함께 나누려고 하는 거예요.​첫 번째는 공감이고, 두 번째는 교감입니다. 둘 다 소중한 방식이지만, 그 결이 조금 달라요.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교감은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것입니다.​오늘은 이 두 단어가 우리 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정당성 vs 정당화

정당성과 정당화 사이: 진짜 옳음과 그럴듯한 변명의 경계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시죠? 뭔가 잘못된 일을 했는데,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건 정말 잘못된 거야"라고 속삭이면서도, 입으로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상황이 그랬어"라고 말하는 순간들. 혹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저건 정말 옳지 않은데 왜 저렇게 당당할까?"라고 생각해본 적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묘합니다. "정당성"과 "정당화" 이 두 단어는 한 글자만 다른데, 그 차이는 정말 크거든요. 정당-성, 정당-화. 둘 다 "정당하다"는 뿌리에서 나왔지만, 하나는 진짜 옳음을, 다른 하나는 옳다고 포장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오늘은 이 두 개념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진짜 옳음과 그럴듯한 변명을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