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과 동작 사이: 살아있음의 두 가지 차원
여러분은 평소 아침 어떻게 하루를 시작하시나요?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익숙한 루틴대로 씻고, 옷을 입고, 출근길에 오르시나요? 그 과정에서 여러분은 '작동'하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동작'하고 있었을까요?
글자의 순서가 바뀔 때: 삶의 방식이 뒤바뀌다
한국어에는 '작동(作動)'과 '동작(動作)'이라는 두 단어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같은 글자들의 순서만 바뀐 것 같지만, 이 미묘한 차이 속에 우리 삶의 본질적인 두 가지 상태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 작동(作動): '작용(作)'이 먼저 오고 '움직임(動)'이 뒤따릅니다. 외부의 작용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시계가 작동하고, 컴퓨터가 작동하고, 자동차가 작동합니다.
- 동작(動作): '움직임(動)'이 먼저 오고 '행위(作)'가 뒤따릅니다. 스스로의 의지가 먼저 있고, 그에 따른 행위가 이어지는 상태입니다. 아이가 뛰어놀고, 무용수가 춤을 추고, 화가가 붓을 움직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이 두 가지 모드 중 어디에 더 가까운가요?
이 두 단어의 차이는 단순한 언어적 호기심을 넘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두 가지 근본적인 방식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오늘은 '작동'과 '동작', 이 두 단어가 들려주는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작동 모드 체크리스트
지금 잠시 멈춰서, 자신의 상태를 한번 확인해보세요. 최근 여러분이 얼마나 '작동' 모드에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체크리스트입니다.
-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날이 많다
- 샤워나 양치질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
- 대화 중에 상대방의 말보다 내 생각에 더 집중한다
- 식사할 때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 습관적으로 SNS를 확인한다
- 특별한 이유 없이 "괜찮아요"라고 자주 대답한다
- 자주 하는 일은 '생각 없이' 처리한다
- 무언가를 기다릴 때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본다
- 일상이 반복되어 지루하게 느껴진다
몇 개나 체크하셨나요?
해당되는 항목이 많을수록 작동 모드에 깊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동하는 삶과 동작하는 삶
'작동'이란 말은 무언가가 설계된 대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계가 작동합니다. 자동차가 작동합니다. 에어컨이 작동합니다. 이것은 프로그래밍된 방식대로, 예측 가능하게, 외부의 제어에 따라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직장인의 일상을 떠올려보세요. 때로는 마치 프로그램된 로봇처럼 하루를 보내는 날이 있습니다.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고, 집에 돌아와 잠드는 과정이 마치 시계태엽이 감겨있는 장난감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 이것이 '작동하는 삶'입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이런 상태를 "자동순응자(automaton conformity)"라고 불렀습니다. 겉으로는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기대와 외부 압력에 따라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이런 삶에서 이상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마치 내 몸과 시간은 완벽히 작동하지만,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이를 "비본래적 실존(inauthentic existence)"이라 불렀습니다.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만, 진정한 '나'는 어디에도 없는 상태입니다.
"내 삶은 완벽하게 작동했지만, 정작 내가 빠져 있었다." - 번아웃을 경험한 어느 회사원 인터뷰 중 -
반면, 온전히 몰입하여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몸을 흔들 때, 영감을 받아 창의적인 작업에 빠져들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에 완전히 집중할 때, 우리는 '동작하는 삶'을 경험합니다.
이와 같이 '동작'은 다른 차원의 움직임을 의미합니다. 동작은 생명체가 자신의 내적 충동과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입니다. 새가 하늘을 날고, 아이가 뛰어놀고, 무용수가 춤을 추는 것은 '동작'입니다. 여기에는 기계적 정확성 대신 생명력과 자발성이 있습니다.
즉, '동작'은 외부의 시간표가 아닌 자신의 내적 리듬에 따라 움직이며, 각 순간이 생생하게 경험되고, 모든 행동에 의식적인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이런 상태를 "몰입(flow)"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가 활동에 완전히 몰입하여 시간 감각마저 잊어버리는 상태, 그 순간의 경험이 그 자체로 보상이 되는 최적의 경험 상태입니다.
내면의 작동과 동작: 심리적 차원
대부분의 우리는 일상에서 이 두 상태 사이를 오가며 살아갑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우리는 기계처럼 '작동'합니다.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고, 몸은 익숙한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주말 등산길에서 갑자기 마주친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우리는 문득 진정한 '동작'의 순간을 경험합니다. 호흡이 달라지고, 감각이 깨어나며, 온전한 현재의 순간을 경험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우리의 정신 상태가 '자동 조종 모드'와 '의식적 참여 모드' 사이를 오간다고 말합니다. 이는 마치 '작동'과 '동작'의 차이와도 같습니다.
"작동 모드가 나쁜 것인가요?" 많은 분들이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작동 모드는 우리 일상에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를 "시스템 1" 사고라고 불렀습니다. 빠르고, 자동적이며,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사고 과정입니다. 매일 아침 양치질을 할 때마다 그 방법을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면,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는 금방 소진될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작동' 모드에서 우리는 효율적이지만 기계적입니다. 익숙한 루틴에 따라 움직이며 에너지를 절약하죠. 이것은 필요한 생존 메커니즘이지만, 이 상태에 너무 오래 머물면 우리는 삶의 풍요로움을 놓치게 됩니다.
반면 '동작' 모드에서는 현재 순간에 온전히 깨어 있습니다. 감각이 선명해지고, 감정이 생생해지며, 경험이 더 풍부해집니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말한 '몰입(flow)'의 상태가 바로 이런 '동작' 모드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 활동을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로 구분했습니다. 노동과 작업이 생존과 생산을 위한 '작동'에 가깝다면, 행위는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진정한 '동작'에 해당합니다. 아렌트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행위의 공간을 점점 줄이고 노동과 작업의 영역을 확장시켰습니다.
관계 속에서의 작동과 동작: 연결의 깊이를 결정하는 방식
우리의 인간관계도 '작동'과 '동작'의 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드는 우리가 타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 관계의 깊이와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결정합니다.
작동하는 관계의 모습
때로 우리는 관계 속에서 단순히 '작동'합니다.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고, 기대되는 반응을 보이며,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자동화된 패턴을 따르죠. 상대방의 말에 기계적으로 "그렇구나", "정말?"이라고 응답하면서, 실제로는 다른 생각에 빠져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혹은 사회적 기대에 맞춰 "안녕하세요?", "잘 지내요"라는 인사를 주고받지만, 진정한 관심은 없는 상호작용들.
직장에서 동료와 나누는 형식적인 대화, 엘리베이터에서 이웃과 나누는 피상적인 인사,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건네는 "요즘 어떻게 지내?"와 같은 질문은 종종 진정한 관심 없이 '작동' 모드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런 관계에서는 서로의 말을 듣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다음 대사를 준비하고 있거나,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소통에서 이러한 '작동' 모드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메시지에 빠르게 답장하기 위해 "ㅋㅋㅋ", "굿", "화이팅"과 같은 상투적인 반응을 보내는 것은 관계의 편의성을 위한 '작동'일 수 있습니다.
동작하는 관계의 아름다움
반면, '동작'하는 관계에서는 매 순간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반응합니다. 같은 질문을 던지더라도 답변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상대의 감정과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관계의 춤을 함께 추는 느낌이 들죠.
친구가 "요즘 어때?"라고 물었을 때, 단순히 "괜찮아"라고 답하는 대신 자신의 진짜 감정과 경험을 나누는 것, 상대방의 말 뒤에 숨겨진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대화 중에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온전히 집중하는 것.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동작'하는 관계를 형성합니다.
'동작'하는 관계에서는 침묵조차 의미가 있습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편안함을 느끼며, 말없이도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깊은 연결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에서는 "잘 지내?"라는 똑같은 질문도 진정한 관심과 염려가 담긴 의미 있는 대화의 시작점이 됩니다.
진정한 관계의 핵심 요소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진정한 관계에서 중요한 세 가지 요소로 공감, 진정성,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을 꼽았습니다. 이 세 요소는 모두 기계적 '작동'이 아닌, 살아있는 '동작'을 필요로 합니다.
공감은 프로그래밍된 응답이 아니라 상대의 세계에 진정으로 들어가는 능동적 과정입니다. 상대방의 말뿐만 아니라 그 말 뒤에 있는 감정과 필요를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이 힘들었겠네요"라는 형식적인 위로가 아니라, 정말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입니다.
진정성은 가면을 벗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용기입니다. 완벽해 보이려 하거나 취약함을 숨기려 하지 않고, 자신의 진짜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네 마음이 이해돼"라고 말할 때, 그것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 관계는 더욱 깊어집니다.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은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 자체를 존중하고 가치 있게 여기는 것입니다. 이는 "너는 틀렸어"가 아니라 "나는 다르게 생각하지만, 네 관점도 중요하게 생각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입니다.
우리는 모든 관계에서 항상 '동작' 모드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관계에서는 의식적으로 '작동'에서 '동작'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질문의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어땠어?"라는 일상적인 질문 대신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어?"라고 물어보세요. 또는 "요즘 뭐해?"가 아니라 "요즘 무엇에 가장 열정을 느끼고 있어?"라고 질문해보세요.
진정한 관계는 단번에 형성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 순간 '동작'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때, 관계는 더 깊고 의미 있게 발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야말로 우리 삶에 진정한 기쁨과 의미를 가져다주는 보물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작동과 동작
현대 사회에서 작동과 동작의 구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여러분도 느끼시겠지만, 우리의 삶은 점점 더 '작동' 모드로 기울어지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스마트폰 확인이 되었고, 하루 종일 끊임없는 알림 소리에 우리의 주의는 계속해서 분산됩니다.
여러분, 한번 생각해보세요. 오늘 몇 번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셨나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자신도 모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경험해 보셨나요? 이것이 바로 현대 기술이 우리를 '작동' 모드로 이끄는 방식입니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분석해 계속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하고, 우리는 마치 프로그래밍된 것처럼 스크롤을 내립니다. 이 순간 우리는 능동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니 오델의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는 이런 우리의 현실에 깊이 공감하며 새로운 시선을 제시합니다. 그녀의 메시지는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라"가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느끼는 그 답답함,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멈추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어제 저녁, 일을 마치고 소파에 앉았을 때, 문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꼈던 적이 있나요?" 이것이 바로 제니 오델이 말하는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그녀가 제안하는 것은 자연 속에서 걷기, 새소리 듣기, 그저 존재하기와 같은 단순한 행동들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휴식이나 도피가 아닙니다. 이런 순간들은 우리가 끊임없는 '작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느끼는 적극적인 저항이며, 우리의 주체성을 되찾는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여러분도 느껴보셨을 겁니다. 가끔 산책을 하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깊은 숨을 쉬었을 때, 그 순간만큼은 모든 알림과 요구사항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로 존재하는 평화로움을. 그 순간이 바로 '작동'에서 '동작'으로 전환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자동화된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살아있는 삶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작동에서 동작으로: 전환의 기술
'작동'과 '동작'은 적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둘 다 우리 삶에 필요한 모드이며,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작동'의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동작'의 생동감과 창의성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아차리고, 의식적으로 두 상태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갖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순간을 의식적 '동작'으로 채우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모드 사이의 균형과, 필요할 때 한 모드에서 다른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심리학자 리처드 라이언과 에드워드 데시의 자기결정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심리적 웰빙에는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의 세 가지 기본적 욕구가 중요합니다. '작동'은 우리에게 유능감을 제공하고, '동작'은 자율성과 관계성을 강화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이 세 가지 욕구가 모두 충족될 때 찾아옵니다.
심리학자들은 '작동'에서 '동작'으로 전환하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안합니다.
1. 몸의 감각에 주의 기울이기: 호흡, 발바닥의 감각, 주변의 소리에 의식적으로 집중해보세요. 식사할 때는 음식의 맛과 향에 온전히 집중해보세요. 이러한 순간적인 감각 인식만으로도 자동 조종 모드에서 빠져나와 현재 순간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일상에 작은 변화 주기: 매일 같은 루틴은 편안하지만 '작동' 모드를 강화합니다. 다른 경로로 출근하거나, 새로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평소와 다른 점심 메뉴를 선택해보세요. 이런 작은 변화들이 뇌를 깨워 '동작' 모드로 전환하도록 도와줍니다.
3. 의식적인 질문하기
하루에 한 번씩 자신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져보세요. "지금 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 "이 일을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 나는 무엇에 감사함을 느끼는가?" 이런 질문들은 자동화된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합니다.
이 세 가지 방법을 일상에 조금씩 적용해보세요. 작은 실천이 모여 여러분의 삶을 '작동'에서 '동작'으로, 기계적인 반복에서 의미 있는 경험으로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될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작동 너머의 삶을 향해
인생의 끝에서 돌아볼 때, 우리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게 '동작'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길 것입니다. 사랑했던 순간들, 창조했던 것들, 도전했던 경험들, 성장했던 시간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작동이 아닌, 의미가 담긴 동작의 순간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때로는 '작동' 모드로 살아갑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태에 영원히 머물지 않고, 다시 의식적인 '동작'으로 돌아오는 능력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단순히 작동하는 기계가 아닌, 생생하게 동작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효율적으로 작동하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본질은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동작에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계 독일 철학자 한병철은 현대 사회를 "피로사회"로 규정하며, 끊임없는 성과주의와 자기착취로 인해 우리가 '작동'의 삶에 갇혀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에 따르면, 진정한 해방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여유, 즉 '작동'을 멈출 수 있는 능력에서 시작됩니다.
여러분의 하루를 돌아보세요. 오늘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작동'하며 보냈나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순간에 진정으로 '동작'했나요? 내일은 조금 더 의식적으로 '동작'하는 순간을 만들어볼 수 있을까요?
오늘 하루, 여러분의 삶에서 한 가지 순간을 선택해 단순한 '작동'이 아닌 의미 있는 '동작'으로 전환해보세요. 아침에 마시는 첫 커피일 수도, 동료와의 대화일 수도, 저녁 식사 준비일 수도 있습니다. 그 작은 변화가 여러분의 전체 삶을 '작동'에서 '동작'으로 서서히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작동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의미 있게 동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움직임이 의미와 의도로 가득 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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